공동주택 계단·복도도 주거침입죄 대상
대법원, 무죄 선고한 원심 파기환송
 
마근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용부분인 계단과 복도도 주거침입죄 적용대상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지난달 20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빌라에서 동료가 망을 보는 사이 대문을 열고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가 현관문을 두드린 후 내려온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죄)로 구속 기소된 J씨(45)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해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
피고인 J씨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를 제기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항소심인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4월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 등의 의사에 반해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들어가는 행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구성요건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며 “출입문이 열려 있으면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사 아래 출입문을 당겨보는 행위는 주거의 평온을 침해할 객관적인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주거침입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J씨가 시정되지 않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 계단으로 빌라 3층까지 올라가서 현관문을 두드려 본 후 다시 1층으로 내려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침입을 위한 구체적인 행위를 시작했다거나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할 객관적인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주거침입 실행의 착수가 없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상고심 대법원 재판부는 이러한 판결을 뒤집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계단과 복도 등에 대해서도 주거침입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 안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계단과 복도는 주거로 사용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거주자들에 의해 일상생활에서 감시·관리가 예정돼 있고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의 내부에 있는 공용계단과 복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면서 “대문을 열고 계단으로 들어간 이상 피해자의 주거에 들어간 것이고, 이같이 대문 안으로 들어간 행위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 것이라면 주거에 침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로써 “대문 내부에 있는 공용계단이 주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속단한 나머지 그곳에 들어간 행위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 것인가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채 J씨의 행위가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은 주거침입죄에 있어서 주거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원심을 취소, 항소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09/09/01 [02:17] ⓒ한국아파트신문